실내 도색을 꿈꾼 지 4년이 흘러, 돈도 있고 공간도 있으니 마지막 퍼즐 조각인 스프레이 부스만 구매하면 되는 순간이 제게도 찾아왔습니다.
몇몇 가지 제품들을 놓고 저울질했지만, 어느 것도 이거다!! 싶은 것이 없더군요.
내구도가 마음에 들면 너무 비싸고, 가격이 괜찮다 싶으면 재질이나 크기가 걸렸습니다.
고민하며 방법을 찾다가, 우연히 알게 된 것이 바로 아티스테이션의 오페라였어요.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재질, 필요한 것만 있는 구성, 구매 접근에도 용이하고.
보는 순간 이거다 싶어서 바로 주문했습니다.
비록 일부 재료의 재생산 문제로 수령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요. ^^;;;;
직원분께서 친절히 안내도 해주셨고 저도 급하지 않아서 괜찮았습니다.
아티스테이션 오페라(이하 오페라)의 본체입니다.
조립할 재료들과 조립 설명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무판들 사이에 있는 비닐 뭉치는 네오디움 자석이에요.
합판인데 상당히 깔끔하게 재단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예전에 택배로 받았었던 합판 제품들은 공정 과정에서 나오는 듯한 먼지와 가루들이 들벅들벅(?) 묻어있었는데, 오페라는 거의 없고 깨끗했습니다.
촉감도 좋았고요.
전 아크릴 커버를 추가 구매했습니다.
작업 중이다 아니다를 구분하기 위해 구매했는데, 필요 없으신 분은 구매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나중에 사진 나오겠지만 커버 부착해놓으면 정리된 느낌이 좋습니다. ^^
아크릴 커버 구매하시면 네오디움 자석이 추가로 같이 배송 옵니다.
스프레이 부스의 핵심인 블로워 팬입니다. 이노텍 제품이라는데 전 기계는 잘 몰라서... ^^;;;;
아티스테이션에서는 팬 기계만 파는 것이 아니라, 조임 반도, 배기 호스, 전원 코드 등도 한 번에 판매하고 있어요.
제가 결정하게 된 계기도 한 번에 '거의' 모든 것을 구할 수 있어서였습니다.
팬과 세트로 같이 오는 호스입니다.
반도와 전원 코드는 호스 안에 들어가 있더라고요.
구매하셔서 배송받으시면 호스 안을 잘 찾아보세요. ^^
추가 구매한 필터입니다.
얼마나 필요할지 몰라서 넉넉하겠거니 하고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양이 엄청나네요. ^^;;;;
당분간은 부족하지 않게 사용할 것 같습니다.
조립하는 과정 사진이 없는데, 딱히 힘든 것은 없었습니다.
조립에 대한 이야기는 이 글의 마지막에 장단점 이야기할 때 다시 이야기하도록 할게요.
뚝딱뚝딱 조립하다 보면 이렇게 오페라가 완성됩니다.
책상 더러운 것은 이해를 좀.. ㅠㅠ
위에서 말씀드렸었던 아크릴 커버를 닫은 모습입니다.
사용하지 않을 때 커버 씌우는 것은 네오디움 자석으로 고정되는 방식인데,
자력이 워낙 짱짱해서 잘 고정됩니다.
사용할 때는 옆에 보이는 작은 홈에 끼우면 되는데, 차폐벽이 더 커져서 도색 공간을 넓혀주는 효과를 합니다.
사진의 오페라도 도색 공간 위에 원형으로 뚫려있는 것처럼 보이는 공간이 보이실 텐데,
여기를 작은 판으로 막고 배선 작업을 하여 스위치를 달아놓을 수 있습니다.
구매 옵션에 보면 기구에 달아서 사용할 수 있는 스위치가 있어요.
전 기본으로 포함된 스위치를 이용할 계획이었어서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오페라 위에는 에어브러시를 올릴 지지대도 조립할 수 있지만, 마찬가지로 에어브러시를 올릴 계획이 없어서 이대로 조립을 완료했습니다.
실측 사이즈입니다.
가로는 30cm입니다.
아크릴 판으로 대표되는 도색 공간의 높이도 30cm입니다.
아크릴판으로 커버를 씌우도록 되어있는데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이 덮을 때는 가로가로로 놓아서 정사각형 모양이 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버튼 공간의 높이는 5cm 정도입니다.
순수한 오페라의 높이는 35cm 정도가 되겠네요.
합판 뒤에서 아크릴 커버까지의 길이는 29cm 정도 됩니다.
모양은 부채꼴이에요.
오페라의 뒤에 블로워 팬이 달려있기 때문에 부채 손잡이처럼 생긴 지지대가 조금 뒤로 나와있습니다.
지지대부터 아크릴 커버까지의 길이는 38cm 정도 됩니다.(정확히 꼭짓점을 짚고 잰 게 아니라서 오차가 있습니다.)
사실 블로워 팬의 크기와 호스 연결 부위까지 생각하면 앞뒤 공간은 더 필요할 겁니다.
자 이제 실제 가동을 해볼 겁니다.
팬의 소음이 어떤지 한번 살펴볼게요.
팬을 작동시키기 전 설치한 방의 dB입니다.
거실에서 아내가 유튜브 틀고 웃고 있는 소리가 들리는데, 속삭이는 정도라고 인식되고 있네요.
오히려 제 숨소리가 더 크게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
팬을 작동시키고 흡입구 바로 앞에서 재 보았습니다.
일반 대화소리 정도라고 나오네요.
실제로 아내를 불러서 한번 들어보라고 했는데, 들리긴 하지만 아주 신경 쓰이는 정도는 아니라고 합니다.
흡입구 바로 앞이 아닌, 도색할 부품을 놓을 쪽에서 재 봤습니다.
조용한 사무실 정도라고 뜨네요.
소음은 그리 심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럼 흡입력은 어떨까요?
분진과 냄새를 밖으로 빼기 위해 필요한 것이 스프레이 부스일진대,
능력이 궁금합니다.
우선 육안으로 바람 빠지는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4개월 전 사용하던 전자담배 기계를 오랜만에 꺼냈습니다.
전담도 손에서 놓고 금연 모드로 들어간지 4개월이 넘었는데, 전담 기계를 꺼내니 아내가 걱정하더군요. ^^;;;;
잠깐 부스 확인하기만 할 거라고 안심시키고서는 사용해봤습니다.
GIF로 보여드릴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일단 연기를 빨아들이는 능력은 합격입니다!!
모드 기기를 이용한 베이핑도 해봤었기 때문에 연기 꽤 뽑아낸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뿜는 연기를 아주 잘 빨아들입니다.
1m 안쪽으로 떨어져 있던 아내도 냄새 안 난다고 신기해하네요.
본래 목적인 마커 에어브러시를 꺼내들었습니다.
개인 취향과 사정상 간이형 콤프 마커 에어브러시를 사용할 예정이거든요.
소음 측정했던 위치에서 시범 삼아 뿌려봤는데,
밖으로 퍼지는 분진이 없습니다.
마커는 원래 냄새가 잘 안 나긴 하지만, 민감한 아내가 괜찮다고 하는 것을 보니 잘 빨아들인 것 같네요.
캔 스프레이는 워낙 내뿜는 압력이 높아서 어떨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컴프레서의 에어브러시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우선 제가 생각하는 장점이 몇 가지 있는데요.
1)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가격 - 스위치를 제외하고 필터 5장 정도같이 구매하면 13만 원도 안 됩니다.
철제 중형 부스의 경우 30만 원이 넘어가는 것에 비하면 가격적으로 부담이 확실히 덜해요.
에어브러시에 입문하실 분이 스프레이 부스도 입문용으로 구매하시기에 적당하지 않나 싶습니다.
2) 쉬운 조립과 만만한(?) 재료
구매 전 찾아본 후기글들에서 힘들긴 하지만 맨손으로 조립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설마 했었는데 진짜더라고요. 손으로 땅땅 두들기면 조립을 할 수는 있습니다.
본드가 동봉된 제품이 아니라서인지 조립만으로 고정을 시키기 위해 무지(어떤 부분은 잘못 재단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타이트합니다.
맨손으로도 가능하긴 하지만, 전 집에 있는 소형 고무망치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조립이 쉽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분해도 쉽다는 겁니다. 필요에 따라 추가 DIY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전 위에 나중에 드릴로 구멍 살짝 뚫어서 다른 부품을 끼워서 사용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3) 고객 센터의 친절함
서비스 업종에 응당 당연하다고 생각될 부분일 수도 있는데, 요새 인터넷 숍에서 이게 안되는 곳이 참 많죠...
글 맨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부품 재생산 문제로 발송이 연기되었었는데, 업체 직원분이 아주 친절하게 안내해주시고 발송도 따로 연락 주실 만큼 신경 써주시어 참 좋았습니다.
구매하기 전 질문에도 너무 잘 대답해주시더라고요.
모델러로서 다른 사람들과 편리함을 나누기 위해 만들었다는 사장님의 마인드가 느껴졌습니다.
이왕이면 친절하게 잘 대해주는 곳에서 구매하는 것이 싫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요. ^^
참 아쉽긴 하지만 세상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듯이, 상품에 장점만 있을 순 없습니다.
큰 흠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몇 가지 적어보자면,
1) 부수 재료 구매의 아쉬움
상품 설명 글도 정말 정성 들여 써져있고, 직원분의 안내조차 친절하셨기에 사소한 부분이 더 아쉽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위에서 단순하게 조립이 가능하다고 말씀드렸는데, 더 확실한 고정을 위해서는 순간접착제나 고무 망치를 사용하라고 조립 설명서에 안내가 되어있습니다. 문제는 구매해야 받을 수 있는 조립 설명서에 있다는 것이지요.
상품 설명 웹페이지에 관련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거나, 옵션 판매 제품에 포함되어 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전 다행히 전부 집에 있었기에 괜찮았는데 어떤 분의 후기글에는 사러 나갔다 왔다고도 되어 있어서 아쉬웠어요.
2) 애매하게, 아주아주 약간 불친절한 설명서
설명서를 잘 만들어주셨는데, 아주 작은 부분에 대한 설명이 살짝 부족한 듯싶어요.
합판들을 조립할 때, 결합 핀리 긴 쪽이 있고 짧은 쪽이 있는데 설명서에는 이것에 대한 설명이 없었습니다.
긴 쪽이 아래로 가고, 짧은 쪽이 위로 가야지 스위치 다는 부분을 위에 달아줄 수 있거든요.
그래서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했습니다. 이건 제가 주의력이 부족해서 그럴 수도 있겠네요. ^^;;;;;
3) 배기 세트의 부재
가장 크게 다가오는 단점입니다!! 부스 본체도 좋고 블로워 팬 세트도 좋은데, 호스를 창밖으로 빼주는 세트가 없다는 점이 너무 아쉬웠어요... 창문으로 호스만 내놓을 순 없으니 판으로 막거나 무엇인가를 덧대어하는데, 공작이라고는 국민학교 때 국기함 만들라고 톱질 몇 번 해본 게 전부인 저 같은 사람은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참 고민이었습니다... ㅠㅠㅠ
전 결국 우드락으로 자작했다가 완벽히 밀폐가 안돼서 버리고 기성품 조합해서 새로 만들었네요.
혹시 관련 내용 궁금하시면 루리웹 쪽에 관련 글이 있으니 살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http://bbs.ruliweb.com/family/232/board/300079/read/30622814)
(조만간 블로그에 다시 글 정리해서 써보겠습니다.)
물론 고객 개개인의 생활 여건이 전부 다른데, 모든 것에 맞출 수 있는 것이 힘들다는 것은 알지만, DIY의 큰 틀은 제시해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티스테이션의 다른 제품들까지 전부 눈독 들이고 있는 사람으로서 아쉬워서 말씀드립니다. ㅠㅠ
쓰다 보니 참 길게도 썼네요...;;; 제품이 너무 마음에 들다 보니 할 말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글에서 장점도 세 가지, 단점도 세 가지 제시했긴 했으나, 장점은 크고 단점은 작은 아주 좋은 제품임이 분명합니다.
만약 제 지인이 첫 스프레이 부스를 고민한다고 하면, 전 바로 오페라를 추천할 거예요.
어제 시범 삼아 오페라 앞에서 도색 조금 해보았는데, 쓰면 쓸수록 뿌듯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스프레이 부스를 검색하신 분들일 테고, 첫 구매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시겠지요.
여러분들의 고민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싶습니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오페라 사세요... 자작할 것 아니시면 당분간은 이것같은 제품 안 나올 것 같아요... (소곤소곤)
이상으로 '아티스테이션 오페라'에 관한 후기글을 마칩니다.
원문 주소: https://blog.naver.com/rhapsodist82/221568693349
주문: 20190602
발송: 20190611
후기: 20190623